큰스님과의 인연, 주인공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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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과의 인연, 주인공 공부 ? 이영애 2009. 7. 26
옛날에 할머니께서 길 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셨다. 우리 한마음선원 법우들 모두 무슨 인연이 있어 대행 큰스님을 스승님으로 모시고 주인공 공부를 배우게 되었는지 참 아름다운 인연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아주 어려서 부터 할머니, 어머니를 따라 절에 많이 다녔다. 어른이 되면서 내가 가고 싶은 절에 수십 년을 넘게 다녔다. 절에서나 집에서나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염하고 힘이 들 때에는 관세음보살님께 ‘도와 주십시요’하고 매달렸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와서 한마음선원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벌써 12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큰스님 법문을 듣고 도대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주인공이 무엇이며 관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하고 많은 생각을 하였지만 도무지 아무런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1997년) 시카고에서 큰스님 법회가 열렸다. 직접 뵙고 큰스님 법문을 들으면 알 수 있을까하고 법회에 참석하였다. 그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주 절에 나가서 큰스님 법문을 열심히 들었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마음 요전을 열심히 읽어보아도 역시 마찬가지로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고 오직 관세음보살님만 염하고 지냈다.
몇 달이 지났을까. 워싱턴에서 큰스님 법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함께 동참하기로 하였다. 혜지 스님을 따라서 여러 도반들과 같이 워싱턴 법회에 참석하였다. 이번에는 꼭 내가 알고 싶은 것을 꼭 알고 가야지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큰스님 법문을 열심히 들었으나, 역시 한마음 주인공이라는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날 워싱턴 지원 법회가 끝난 다음 큰스님친견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큰스님친견 신청을 해놓고 직접 주인공에 대해 여쭤 봐야지 하고 있는데 내 차례가 되었다. 큰스님과 밥상 하나의 거리를 두고 마주 않았다. 어머니 품속같이 넉넉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도 못하고 엉뚱한 말만 하다가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그렇게 좋은 기회를 어째서 놓쳤을까?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한 그때의 심정은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도 시카고에 와서 선원에는 열심히 다니면서 큰스님, 혜지 스님 법문을 열심히 들었다. 몇 달이 지났을까. 어느 날 밤에 예전과 같이 금강경을 읽고 있는데, 금강경 사구게 구절이 마음에 팍 닿는 것이 있었다.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하면, 이런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자라 여래를 길이 볼 수 없느니라」 이 구절을 수없이 읽으면서 생각 또 생각하였다. 겉모습에 매달리지 말라는 말씀, 큰스님 법문에 마음속에 모든 부처님과 많은 보살님이 다 계시다고 하신 말씀, 그래서 자기 마음속의 한마음 주인공을 찾으라고 하셨구나 ... 어색했지만 주인공,
한마음 주인공하며 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그날 밤 큰스님 꿈을 꾸었다. 내가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길 건너 가로수 옆에 큰스님께서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시고 내 방 창문을 정면으로 보고 계셨다.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시며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현관문을 열고 막 뛰어서 스님 앞으로 가려고 하다가 잠에서 깨고 말았다. 깨고 나니 허전하고 무엇을 잡았다 놓친 것 같은 마음에, 거기까지가 내 한계인가하고 큰스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너무 아름다운 그 모습, 이 세상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미소는 생전 처음 보았다. 내가 너무 바보같고 불쌍하다 생각을 하셨나? 워싱턴에서 마음속에 있는 말도 못한 것을 큰스님 법력으로 아시고 내 말을 믿고 공부하라고 오신 것일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꿈에서 깬 것은 새벽 3시인데, 아들이 “어머니 아침 잡수세요.”하고 들어올 때까지 그러고 있었다.
더 노력을 해야지 하고 일요일에 선원에 가서 큰스님 법문을 들었다. ‘자기 뿌리를 못 믿으면 누구를 믿느냐’하는 큰스님 법문을 들으니 그날따라 마음이 조금 열리는 것 같았다.그 다음부터는‘하면 되겠지.’하는 자신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급하면 무조건 주인공을 입버릇처럼 찾고 의지하고‘당신만이 할 수 있어’하며 생활하고 있다.
나이 먹어서 이제라도 큰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한마음 주인공 공부를 하게 되어 큰스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큰스님 법문에 끼리끼리 모여서 산다고 하셨다. 우리 선원 식구들 누구 하나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니 반갑고, 법회가 시작되면 열심히 큰스님·혜지 스님 법문을 들으며 에너지 충전하고, 법회가 끝나면 맛있는 공양하며 이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하고 웃고 하는 것이 정말 모두가 한 집안 식구 같다. 무슨 인연이 있기에 타국 땅에서 한 식구같이 지내게 되었을까. ‘주인공 고마워, 모두가 다 주인공 당신이 한 것이지, 큰스님과의 인연도 주인공 당신이 한 거야.’큰스님과의 인연이 세세생생 이어질 수 있기를 한마음 주인공에게 관하면서...
큰스님 만수무강 하십시오. 혜지스님 성불하십시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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