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길
본문
또 한 해가 밝았습니다.
시간은 어떠한 노력이 없어도 흘러갑니다.
아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뿐이겠지요.
각자의 자리에서 무수한, 천차만별의 생명들이 생과 사를 건너며 움직이기에
이 모든 자연과 현상들이 흘러가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오늘 하루도 어제와는 다른 만남, 다른 생각, 다른 발걸음을 걸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맞딱뜨리는 찰나의 한 순간! 그 속에 영원이, 세세생생이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 한 찰나 찰나로 우리는 영겁의 삶을 이어 갑니다.
오늘 나의 삶 속에서 마주친 찰나의 순간순간들 속에 나는 어떠한 선택을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에 집착하고 무엇에 마음이 상하고, 무엇에 기뻐했는지
조용히 앉아서 내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들여다 본 내 마음들을 모두 다 주인공 자리에 돌려놓습니다.
주인공 자리에서 나온 것이니, 주인공 자리로 돌려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루가 가벼워지고, 마음이 가벼워지고, 하루가 없어집니다.
내가 없어집니다.
다시 맞이할 내일의 오늘도 이처럼 지켜보고, 또 지켜보고
내려 놓고 또 내려놓는 날이기를,
영원한 근본 자리, 주인공에 발원하면서
끝없는 오늘을 마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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