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이야기’ ? 진언과 함께,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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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이야기’ ? 진언과 함께,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심안 김영 보살님
저녁 8시가 됐는데도 석양볕이 따갑게 얼굴을 때린다. 1시간 동안 공원을 열심히 혼자 걷는다. 중간중간 처음 보는 얼굴, 그리고 매일 보는 얼굴들. 가볍게 인사를 나누지만, 이 때가 내게는 아주 소중한 참회의 시간이다. 참회진언을 하다 보면, 내 번뇌는 108번뇌보다도 훨씬 많고 매일 갈수록 참회할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이런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불쌍하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기로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업이 하나씩 녹아서 살아질 거라는 희망을 안고 꾸준히 주인공을 찾는다.
불자이신 부모님께서는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정법계진언을 외우도록 엄격하게 가르치셨다. 또 모든 식구가 모인 저녁식사는 공양게송부터 시작하게 하시는 등 매일 부처님 법을 일상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 난 이 세상 누구보다도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정법계진언, ‘진정 올바른 행을 하리다’ 자식이 있다 보니, 이것은 생각만큼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아상(我相)을 죽이고자 노력하였다. 한 순간 행을 잘못하면 그 업이 내 딸 미미에게 옮겨질까 봐, 내가 지금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 늘 자신을 돌아보며, 행복할 때나 괴로울 때나 주인공에 맡기고 또 맡겼다.
지난 여름 여행,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 준 내 주인공에게 감사하고 있을 때였다. 대학 졸업반인 미미가 갑자기 포근한 포옹과 함께 감개 무량한 말을 한다 “엄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저를 이제껏 잘 키워 주셔서, 제가 올바른 행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기르게 해주셔서. 이제는 내 주인공이 항상 같이 있으니, 남을 도울 수도 있고,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자신이 있어요.”
난 할 말을 잃었다. 이 또한 부처님 말씀으로 여겨졌고, 내 딸을 이렇게 이끌어 준 주인공이 정말 정말 고마웠다. 더불어 내게 ‘심안(心眼)’이라는 법명을 내려주시고 이끌어 주신 대행 큰스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삼배를 올렸다.
내 딸 미미, 너는 자라는 동안 내가 극복할 수 있을 만큼만 스트레스를 주었지, 그런데 어느새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해 있구나. 정말 고마워. 이제 네 마음껏 꿈을 펼치렴.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집착을 버려야 하고, 그 때 행복은 한 걸음 한 걸음 네 앞으로 다가 올 거야. 항상 너의 주인공을 믿고, 주인공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
난 매일 정구업진언을 수십 번 독송한다. 한 동안, 이 세상에 전화기가 없었다면 난 구업을 이렇게 많이 짓지는 않았을 텐데 하고 혼자 푸념도 했었다. 정구업진언을 외우며 오늘 또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시작은 했지만 아직 끝이 보이질 않는 것 같다. 이미 기차는 시발점에서 자연스럽게 출발했고 언제 도착지에 깃발을 날리면서 당도할지는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기찻길은 one way여서 다시 시발점으로 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을. 언제고 이 두꺼운 업장이 조금씩 얇아질 거라는 확신을 하면서 내 주인공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어떠한 현상에도 집착하지 말라’ 내가 늘 되새기는 금강경 말씀이다. 나에겐 크나큰 숙제가 있었는데, 집착을 버리려 하면 오히려 마음에 달라 붙어서 그 속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내 자신이 쓸데 없는 일을 만들고 스트레스를 줘서 엉켜 놓은 실타래였다.
난 이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추운 겨울 두문불출하고 집안에서 엉망인 실타래를 차분히 풀려고 작정했었고 실천에 옮겼다. 그러나 어느덧 날씨는 이렇게 더워졌고, 아직 실타래를 끝까지 풀지는 못했지만 곧 끝이 보일 때가 올 거라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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