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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 대한 집착을 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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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 대한 집착을 놓으며최심원 ‘05, 11, 3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던가.

선원에 다니며 마음공부한지도 그 만큼의 세월인데, 나는 그 긴 시간 속에서 얼마나 변한 것일까?

 

얼마 전, 아들 아이로부터 오는 경계를 통해, 자식에 관한 한 조금도 변하지 않은

나를 보았다. 얼마나 자신에게 화가 나던지! 마음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여태껏 마음공부한 것이 이것인가?

못난 자신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비로소 내 모습이 보였다. 아들에 대한 집착으로 꽉 차 있고 내 생각대로 커주기만을 바란 어리석은 마음이. 더 이상 거기에 머무를 수는 없었다. 큰스님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다. ‘집착을 놓아라. 무조건 주인공을 믿고, 다 맡겨 놓아라.’

 

그러나 힘들었다. 고래 심줄만큼이나 질겼다. 혜지스님께 매달리고, 또 대행큰스님께도 나름대로 정성 올리며 매달렸다. 놓지 못하여 혜지스님께 여쭈었다. “큰스님께서 무슨 말씀 없으셨나요?” “보살님! 무슨 말씀을 듣고 싶으세요?” 혜지스님 말씀에 그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믿지 못하는 이 마음이 또 부끄러웠다.

 

부끄러움 속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덧 그 무겁던 마음이 놓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더 강하게 아들을 붙들고 있던 우리집 거사님도 한마음 되어 훌훌 놓아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았다. ‘주인공, 정말 감사합니다!’

한마음 주인공자리에 믿고 맡기면서 우리 부부는 스무 살 난 아들을 처음으로 집 밖으로 놓아 주었다. 걱정이 되질 않았다.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항상 주인공을 잊지 말고, 가다가 힘들거든 언제든지 쉬어가라집착을 버리고 놓아주니 나름대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보다 더 성숙된 모습으로 가끔씩 우리 두 사람 곁에서 쉬어가곤 한다. , 이렇게 놓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들 아이뿐 아니라, 가까운 친구로부터 오는 경계에도 매번 넘어진다. 마음을 밖으로 뺏기고 원망하고 탓하고하면서 힘들어 하는 나를 본다. 일어서는 것이 그렇게 늦고 힘들다. 그래도 반드시 일어서야 한다는 일념만은 강하다. 그래서 자주 큰스님 법문을 듣거나 한마음요전을 읽으며 큰 가르침으로 마음 에너지를 충전한다. 가끔은 작년 100일 정진하면서 공부했던 자경문을 다시 보며, 스스로를 경책하고 흩어지는 마음을 모아보기도 한다.

 

참나를 찾아가는 길. 어차피 꼭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 피하지 말고 기꺼이 가야지.

이 길을 이끌어 주시는 스승님과 다가오는 경계의 가르침에 깊이 고개 숙여 감사 드린다.

깊어지는 가을! 노오란 국화 참 아름답게 피었는데, 나도 정말 그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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