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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이야기’ 공부 - ‘은행나무 바리때’ 뚝딱뚝딱

본문

『해인사 강원의 한 스님이 뒷산 잣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잘못하여 밑으로 떨어졌다. 마침 그 밑에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몸은 다치지 않고 죽었다.
 갑자기 죽은 그는 자기가 죽은 줄 모른 채 속가의 집에 들렀다가 푸대접만 받고, 섭섭해 하며 해인사로 발걸음을 돌렸다. 절에 도착하니, 재가 있는지 염불 소리가 들려 왔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 소리가 이상하여 가까이 다가가서 유심히 들어보니, 목탁을 두드리는 사람은 ‘은행나무 바리때’ 뚝딱뚝딱, ‘은행나무 바리때’ 뚝딱뚝딱 하고 있고, 요령을 흔드는 사람은 ‘제경행상’ 딸랑딸랑, ‘제경행상’ 딸랑딸랑 하고 있는 것이었다.
 참 이상한 염불도 다 한다고 생각하면서 옆 방 간병실로 가 보니 자기와 꼭 닮은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발로 툭 차는 순간 그는 다시 살아났다.
 다시 살아난 그는 염불하던 친구에게 물었다.
 “아까 염불할 때 들으니 너는 은행나무 바리때만 찾고 너는 제경행상만 찾던데,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러자 은행나무 바리때만 찾은 친구는 죽은 친구를 위해 염불을 하면서 그의 은행나무 바리때를 가질 생각만 했고, 제경행상을 찾던 친구는 그가 가지고 있던 <제경행상>이라는 책을 가질 생각만 하였다는 것이다.』

★ 입 따로 마음 따로! 누구나 해 본 경험이지요. 어찌 염불이나 독경할 때 뿐이겠습니까.
‘따로따로’가 아니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완전히 하나된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요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 되는 연습을 합니다. 말과 마음이 하나되고, 경과 내가 하나되고, 나와 내가 하나되고 … 너와 내가 하나되는 연습.
이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래 하나임을 아는 것입니다. 본래 하나임을 믿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본래 하나임을 믿기에 하나로 하나로 돌려 놓는 것입니다. 제 각각 튕겨나가려는 습성을 다스려 안으로 안으로 귀의시키는 것입니다.
천수경을 독송할 때, 그 가르침이 마음 구석 구석에 녹아 들어야 하는데, 속에서 각각 제 소리 하느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행나무 바리때’ 같은 잡다한 생각들이 제 집 드나들 듯 하며 마음 속을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는 한, 나는 경과 하나되지 못합니다. 공염불에 애쓴 셈이지요. 충전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나에게 득(得) 없으니, 자연 남에게도 도움되지 못합니다. 영가가 되었든 산 사람이 되었든.
지방방송이나 잡음이 왕왕거리니 중앙방송이 잡히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중앙방송에 채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잡음이 요란한 것일까요?
중앙방송의 파워에 비교하면 잡음의 파워는 새 발의 피? 아무것도 아닙니다. 잡음이 들끓는 이유는 뻔하지요. 채널! 중앙방송에 정확히 채널을 맞추지 못한 때문입니다! 중앙방송만 잘 잡히면 잡다한 소리들은 자동 사라집니다.
번뇌망상이 들끓는 것. 상관하지 않습니다. 나는 ‘오직 주인공’에 정확히 채널을 맞추는 일에 집중할 뿐입니다. ‘주인공, 경을 읽는 것도 너요, 그 뜻과 에너지를 하나로 흡수하는 것도 너지’ 그렇게 관하는 것만이 내 안의 무수한 나인 번뇌망상을 하나로 귀의시키는 길이요, 경과 하나되는 길입니다. 망상이 또 일어나면, 그건 채널을 다시 정확히 맞추라는 하나의 싸인일 뿐입니다. 벗어났으니 바로잡으라는 가르침입니다. ‘주인공, 너한테서 나왔구나’ 그냥 돌려 놓으면 됩니다.    
일상생활이라고 다를까요? 부딪히는 경계 경계마다 그대로 부처님의 살아 숨쉬는 가르침인데, 그만 놓쳐버리고 맙니다. 학생(수행자)으로서의 나의 본분은 배움(수행)입니다. 이 경계를 만나 걱정이 생기면, 내가 할 최우선의 일은 ‘아하 이 잡다하게 근심 걱정하는 습관 다 녹이고, 넉넉히 밝게 살라는 가르침이구나’ 하고 척 배우는 일입니다. 저 경계를 만나면 또 배웁니다. ‘욕심부리고 화내고 탓하고 시비하는 데 그만 열 내라는구나, 훨훨 벗어나라는구나’
곳곳에 널려있는 부처님의 다양한 가르침. 언제 어디서나 채널을 주인공에 맞추어 놓고, 오직 배움에 물샐 틈이 없다면 그 무엇이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 실수 실패? 인과 업보? 병고 죽음? 그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직 배우겠다는데, 자비로운 가르침이 있을 뿐입니다!
삶 자체가 이렇게 하나되는 연습 또 연습일 때,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배움 하나로 만족하는,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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