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이야기’ 공부 - 장왕의 지혜로운 선택, 그리고 나비효과 > 일요법회 똑! 똑! 똑!

일요법회 똑! 똑! 똑!

‘ 좋은 이야기’ 공부 - 장왕의 지혜로운 선택, 그리고 나비효과

본문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장왕은 매우 너그럽고 군자다운 임금이었다. 어느 날 장왕은 궁궐에서 큰 잔치를 열어 신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불이 꺼졌고 방안은 암흑 속에 휩싸였다.
그러자 신하 중에 누군가가 장왕의 왕비에게 다가가 살짝 입을 맞추었고, 깜짝 놀란 왕비는 엉겁결에 신하의 갓끈을 잡아 떼었다.
“마마, 방금 어느 신하가 저에게 무례한 짓을 하였사옵니다. 제가 그 신하의 갓끈을 잡아 떼었으니, 조금 후 불이 켜지면 그를 찾아 처벌하여 주옵소서.”
왕비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장왕은 호령했다.
“잠깐 불을 켜지 말라. 만일 불이 켜진 다음 갓끈이 온전한 사람이 있으면 큰 벌을 내릴 것이니, 모든 신하들은 즉시 갓끈을 떼어버리도록 하라.”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은 모두 갓끈을 떼기 시작하였고, 얼마 후 불이 켜졌을 때 왕비에게 무례를 범한 신하는 무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진나라와 전쟁을 시작한 초나라는 계속되는 패배로 함락 직전의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한 장수가 많은 군사들을 이끌고 와서 진나라 군사들을 향해 거센 반격을 시작하더니, 마침내 적군을 모두 물리쳤다.
크게 감격한 초나라 장왕은 그 장수를 맞이하여 물었다
“이런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 나를 구해주다니! 장군, 정말 고맙소.”
“아니옵니다, 전하. 이 모두가 전하의 인품이 높으신 때문이옵니다. 전하께서는 2년 전 잔칫날 밤의 일을 기억하고 계시나이까? 왕비께 무례를 범한 사람은 바로 저이옵니다. 그때 전하의 너그러운 인품에 감동한 신은 그 후로 전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하였나이다. 그래서 산 속에 숨어 군사를 길러오다가, 전하께서 위험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달려온 것입니다.”
장왕은 장수의 손을 잡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 감히 신하가 왕비를 성추행하였습니다. 장왕이 그런 신하의 허물을 너그러이 용서하지 않았다면, 후일 신하가 장왕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웠을까요? 왕비가 뽀뽀를 당하지 않았다면, 장왕과 초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 나라 백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아가 진나라를 비롯한 그 이웃 나라들은? 이렇게 얽히고 설킨 인연 속에서 세상은 벌어지고 돌아가나 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을 연기법이라 했습니다. 본래 ‘연기’란 말은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줄임 말입니다. 즉, 인과 연이 만나 삼라만상을 낳게 하고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인연’은 원인이고 ‘생기’는 결과입니다. ‘인연’이란 모두가 원인이지만 앞의 ‘인’은 직접적인 원인이고, 뒤의 ‘연’은 ‘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조건이나 환경으로서 간접적인 원인을 말합니다.
자연과학분야에도 연기법과 상통하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각해낸 원리인데, 예를 들어, 나비 한 마리가 북경에서 날개를 펄떡거리면 다음 달 뉴욕 앞 바다에서 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마리 나비의 펄떡거림이 폭풍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연기법으로 보면, 북경 나비 한 마리의 펄떡거림(인)이 수많은 다른 조건들(연)과 만나 결국에는 뉴욕 앞 바다에 폭풍(결과)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나비효과’는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또한 사람 하나하나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일 장왕이 신하를 처벌하였다면, 후일 장왕과 초나라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신하가 왕비에게 뽀뽀한 사건(인)을 장왕이 너그러움과 지혜로서 대처(연)한 까닭에, 후일 자신과 나라를 건진 엄청난 일(결과)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짧은 순간의 지혜로운 선택, 너그러운 마음 씀이 자신과 나라의 미래를 구한 것입니다.
삶은 매 순간, 인과 연의 만남의 연속입니다. 내가 인(因)이 되기도 하고 연(緣)이 되기도 하는, 그 만남 속에서 우리는 의식?무의식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의해 나와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돌아갑니다. 예를 들어, 사소한 말 한마디에 화를 내어 자신을 오염시킬 수도, 화를 다스려 자신을 정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나비효과’를 이루어 알게 모르게 전 지구적으로 이웃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다시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요약하자면, 모든 존재는 공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도리를 아는 것이 지혜요, 그 실천이 너와 나를 살리는 자비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일체와 하나를 이루고 있는 참나(주인공)에 대한 철저한 ‘믿음’으로부터입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한마음선원 시카고지원
854 RIVERWOODS RD. METTAWA, IL, 60045 USA Tel. 1-224-632-0959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