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이야기’ 공부 - 늙은 말 엉덩이에 붙은 파리
본문
『 링컨이 미국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였다. 각료 중 한 사람이 사사건건 링컨의 의견에 딴죽을 걸고, 추진하려는 일마다 반대하고 나섰다. 이런 일이 한동안 계속되자, 한 친구가 왜 그 사람을 해임하지 않느냐고 링컨에게 물었다. 링컨은 그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링컨이 어느 한가한 날 시골길을 걷고 있는데, 한 농부가 말을 몰아 쟁기로 밭을 갈고 있는 게 보였다. 링컨은 농부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그 때 말 엉덩이에 파리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말을 귀찮게 하고 괴롭히는 게 분명했다.
링컨이 파리를 털어 버리려고 손을 든 순간, 농부가 말했다.
“그만두세요. 그 파리 때문에 이 늙은 말이 그나마 움직이고 있답니다.”』
★ 파리는, 말을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요? 말이 밭을 갈도록 돕고 있는 것일까요? 편히 쉬고 싶은 늙은 말의 입장에서 보면 파리는 참 귀찮은 존재일 것입니다. 그러나 밭을 갈아야 하는 농부의 눈으로 볼 때 파리는 참 고마운 조력자임에 틀림 없습니다.
「보왕 삼매론」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쉬우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서 양약을 삼아라” 하셨느니라… …
중생, 모든 생명에게 있어 육신의 병은 ‘늙은 말 엉덩이에 붙은 파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참으로 괴로운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 그것을 반길 자 누가 있을까요? 그러나 마음의 밭을 가는 농부인 부처님께선 그 병고가 탐욕이라는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좋은 약이 된다 하십니다. 파리가 늙은 말이 밭을 갈도록 채찍질한 셈이 되듯, 병고 등 모든 경계는 우리가 마음을 닦도록 일깨워 주는 훌륭한 각성제라는 것이지요.
육신이 ‘나’라고 여전히 고집 부리며 육신만 애지중지 한다면, 병이 약이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 들이기 어렵습니다. 육신에 의지하되 마음 닦는 공부를 본업으로 삼는 수행자라야, 육신의 병을 육신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생긴 온갖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좋은 기회로 겸허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세상 살아가는 동안, 맞닥뜨리는 어려움이 어찌 병고뿐이겠습니까. 이런 저런 숱한 경계로 인해 내 마음은 늘 파도 칩니다. 때론 잔잔하게, 때론 거세고 사납게. 탐욕, 성냄, 어리석음, 원망, 교만, 질투, 우울, 사랑, 미움, 두려움 등 온갖 번뇌가 시시때때로 일고 꺼지고 합니다. 경계로 인해 내 안의 중생들이 이렇듯 파도 칠 때가 바로 이들을 정화할, 제도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거친 파도로 배가 뒤집힐 듯 출렁거리는데, 어떻게 해야 그 안의 모든 중생들을 건질 수 있단 말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온갖 번뇌, 온갖 마음의 병을 다스릴 수 있단 말입니까? 늘 독송하거나 듣는「뜻으로 푼 천수경」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깊이 새겨 실천하면 됩니다.
‘내 한마음 그대로 관세음이신고로 내 한마음에 귀의하오니
오로지 내 한마음 믿고 따르면 찰나 찰나 나투는 모든 중생 그대로 건지리다.’
그렇습니다. 나를 구원할 손길, 관세음보살은 바로 내 한마음 주인공입니다. 내 안의 중생들을 건지고 싶다면, 내가 할 일은 오직 내 한마음에 귀의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선장인 주인공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 무엇을 탓하며 발버둥쳐봐야 괴로움의 바다에 더 깊이 빠지는 일 밖엔 없습니다.
내 한마음에 귀의하여 모든 중생을 건지는 것. 이것이 바로 당당하게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비겁하게 옹색하게 그 어디에도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그 누구를 탓하지도 않고 말입니다. 어리석게 살아온 지난 무수한 생 동안 입력시켜온 내 무의식 창고 속의 업식들을 다스리는 일, 내 자식 같은 중생들을 기꺼이 책임지고 이끄는 일. 이 보다 더 멋있는 대장부 살림살이가 있을까요?
링컨 대통령은 농부의 지혜를 보고도 배웠습니다. 불제자가 어찌 부처님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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