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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를 통해 영혼의 에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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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를 통해 영혼의 에너지를                                           정현 법우님

 

 불법을 만나 참 좋습니다. 그리고, 대행 큰스님의 법문은 한 여름의 시원한 생수보다도 더 저의 막힌 가슴을 뚫어 주십니다. 

 

저는 어바나 샴페인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마음을 내어 선원으로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동행할 이들이 있을 때도 좋지만, 가끔은 오늘처럼 홀로 운전하며 선원을 찾아가는 길도 제게는 소중한 참선의 시간입니다. 이처럼 긴 시간 오롯이 앉아 내면의 참 주인공과 대면할 수 있는 시간도 드뭅니다. 두어 시간 내면을 들여다 보며 가고 있노라면, 어느새 삐죽삐죽 올라오던 갖가지 상념들이 가라앉고 뚜렷하고 맑은 마음 가운데에 앉은 저를 보게 됩니다. 마음이 한없이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예불을 보는 동안에도걱정, 불안함, 망상들이 떠오를 때마다 한마음 주인공!”을 외치며 뚫어져라 지켜봅니다. 그러면, 차츰차츰 잡다한 생각들이 사라지고 예불문의 귀절들이 저의 마음과 합치됨을 느낍니다. 마음은 더 없이 편안해지며 시원스럽고, 법회가 끝날 즈음은 환희심으로 가득합니다. “! 이러한 마음상태도 있구나!”하며 제 스스로도 놀랍고 기쁩니다. 보이는 사물이 정연하고, 믿음이 굳건해지며, 모두를 한마음으로 껴안을 듯 따뜻한 마음이 흐릅니다. 이 마음 그대로, 일상생활에 돌아가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늘은 여느 때보다도, 108, 예불, 그리고 큰 스님 법문 시간에 수시로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바탕 폭포수를 맞은 듯, 또는 시원한 청수를 마신 듯, 메말랐던 가슴이 후련하고 자유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감사하고 환희스러웠습니다. 그것은 제 안의 타들어가는 갈증을 해결하는 문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슴이 답답했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계속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최근,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그 의문과 불안함은 여전히 저의 미제로 이따금씩 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학과공부로부터 끊임없이 솟구치는 열정이나 비젼, 또는통쾌한 삶의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제게는 큰 문제였습니다. 안으로는 극심한 영혼의 고갈에 시달렸고, 이따금씩 적시는 찻잔의 물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거의 모든 일을 피상적인 분별, 사리판단에만 맡겨왔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요구하는 일들, 타인들의 대처방식, 자신에 대한 표면적 평가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갈등했습니다. 좀체, 그 일들을 마음의 수레에 돌려서 내 보내지 못 했던 것입니다.     

 

108배를 하던 중, 문득 제가 돈 몇푼 아끼려고 친구들에게 인색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저 조그만 일들이었지만, 제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기에만 급급해 좀 더 넉넉한 마음을 내지 못 한 저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언젠가 고액의 등록금과 생활비 해결이 다급한 상황에서도, 공부할 운이라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리라 흔들림 없이 믿었고, 신기하게도 그대로 이루어졌었습니다. , 보스톤 여행 중, 전 재산을 도둑맞고 일전 한푼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푼 두푼에 쩔쩔매던 저의 어리석었던 모습을 돌이켜보고 한바탕 웃고나니 오히려 마음이 텅 비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마치 짜여진 듯이 여러 이들이 도움을 주었고, 무사히 뉴욕지원에서  큰스님 친견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하면서도 저는 순간순간 계산하고, 수중의 돈만을 내 것이라 생각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봅니다.

 

마침 큰스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돈이 나의 것이라고 가두어 생각지 말라고. 내게 돈이 없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줄 수도 있는 것이요, 꼭 필요하면 갖다쓰게 하는 것이 이 도리라고. 다시 제게 물어 봅니다. 과연 너는 그렇게 주인공 자리를 믿고 걱정없이 맡길 수 있느냐? 아니었습니다. 이해득실을 따지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는 데에 익숙하여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도 질기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이렇게 왔다가 이대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다시 되돌려 지극히 주인공을 관해 봅니다. 당신이 있는데 내가 무얼 걱정해! , 당신만 믿고 갈래.       

 

법회를 통해 영혼의 에너지를 얻지만, 일상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어느땐 이미 법당을 나서는 순간부터 주인공 자리를 치켜보는 마음이 흐릿해지고 예전 습관대로 생각과 행동, 말이 튀어나가기 일쑤입니다. 물러서지 않는 투철한 믿음과 뜨거운 눈물없이는 진정 한 발자욱도 그 습()의 언저리에서 떼어놓을 수 없음을 통감합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을 겪은 후에야, 이제 더 이상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느끼고, 내 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그제서야, 더 없이 진실하게 모두를 내어 놓으며 주인공을 찾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모든 일들이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해결이됨을 보게 됩니다. 또한, 스스로도 놀랄만큼 지혜로운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쾌해집니다. 이토록 분명한 이 주인공 자리를, 왜 저는 확고한 믿음으로 저의 모든 것을 내어 맡기지 못 하는 것일까요? , 이 마음 공부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마음 깊이 절실하지 못 한 것일까요? “가 온전히 녹아 없어지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자성본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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