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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의 위력 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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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의 위력 현신 김춘영 2009. 12. 13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벌써 강산이 8번이나 변하는 것을 보고도 또 그 산의 중턱에 올라 왔으니 어지간히 지구 위에 오래 머물고 있지요. 좋으나 싫으나 저 세상에서 부르기 전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생각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오랜 시간 부자유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자연적으로 수그러듭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니 그래도 얼굴에 노란기가 지워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한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따라서 콧노래도 좀 나오더군요. 혼자 흥얼거리며 외출할 생각이 났습니다. 외출이라야 근처 식품점이죠.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있노라니까 저편에서 누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습니다. 오랫동안 못 본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대뜸 왜 그렇게 바싹 늙었소?” 표정도 정말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저대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사고 당한지가 꽤 오래 지났는데도 아직 몸 수습이 안됐소?” 그 말에 대답을 할 힘이 안 났습니다. 그저 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으로 야아... 내가 아직 이렇게 약해있나?’ 생각하니까 가려던 길이 그만 막혀버렸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어서 집에 가서 가만히 누워서 쉬어요. 우리는 노인이요,

늙은 사람들이 멋모르고 나와서 다니다가 쓰러지면 큰일나요. 빨리 집에 돌아가 누워서 쉬도록 해요.“

그 말을 듣고서는 혼자서 머리를 흔들어 보고, 손을 펴 보고 다리도 쿵쿵 디뎌 보고 하니까 정말로 기운이 없는 것 같아요. 가던 길을 갈까 말까 생각하다가그래도 내가 아침밥도 잘 먹었는데.... 늙으면 먹는 게 힘이라 했잖아.’ 하며 용기를 내서 가던 길을 그대로 갔습니다. 마침 그 식료품점에서 아는 친구를 만났습니다.“아이고, 시장 보러 오셨어요? 아프시다더니.. 예전보다 더 건강이 좋으신 것 같아요.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으며 혼자그러면 그렇지! 내가 요즘 밥도 잘 먹고 이렇게

걸어서 먼 곳도 오고, 아까 그 할망구는 못됐어.‘ 라고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며

.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요,“ 대답하면서 그새 힘이 생겼습니다. 물론 내 얼굴도 아까보다 화기도 올랐으리라 생각됩니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며 말했습니다.

주인공, 참 고마워. 무사히 외출하게 해줘서.. 아까 처음 만난 망구쟁이 참 못됐어, 사람을 기절시키려고! 그러나 나중에 만난 그 할머니는 참 좋아. 남의 기분을 북돋아주니 말이야.“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습니다. “아니야, 주인공, 사람은 그러기에 항상 이왕이면 마음보시를 하면서 살아야 하잖아. 먼저 만났던 그 망구쟁이도 우리 큰스님 가르침을 좀 넉넉히 받을 수 있도록 해 봐.“라고 혼자 감사해하며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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