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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이야기’ 공부 - 보살의 옹호, 마구니의 유혹

본문

『중국 당나라, 염관선사가 어느 날 저녁공양을 마친 뒤 무심히 밖을 내다보다가 뜻밖의 광경을 목격하였다. 두 명의 사미승이 큰 나무 아래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향기로운 바람이 진동하더니 하늘의 보살님들, 선신(善神)들이 오색 구름을 타고 와서 사미승들에게 합장하며 뭔가 찬탄하는 것이었다.
 염관선사는 도력이 높은 스님이라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 것이다. ‘무슨 얘길 나누었길래 저렇듯 제천선신들이 찬탄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조금 지나자 선신들이 하나 둘 모두 떠나고, 시커먼 돼지귀신들, 마구니들이 추한 냄새를 풍기면서 몰려왔다. 돼지귀신들은 킁킁거리고 바닥에다 침을 툭툭 뱉으면서 이상한 춤을 추며 지옥으로 향하는 길로 유혹하는 모습이 보였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구나’
 염관선사는 두 사미승을 불러 물었다.
“무슨 얘기들을 나누었더냐?”
“우리가 출가하여 진흙 속의 연꽃과 같이 청정수행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수행이 힘들더라도 기필코 대도를 이루어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갚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만 얘기하였느냐?”
“그러다가 나중에는, 참선공부가 밑도 끝도 없는지 아무리 해 봐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하면서 이런 저런 푸념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마을의 아무개 아가씨가 나를 좋아하는데 장가가서 된장이나 끓여먹고 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농담으로 하였습니다.”
“알았다.”
선사는 대중들을 모아놓고 법좌에 올라,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 편의 게송을 읊었다.
      어두운 방안에 보는 사람 없다고 말하지 마라
      신의 눈은 번갯불과 같아서 털끝만한 것도 놓치지 않노라
      정성을 다해 지극히 호위를 하다가
      발연히 노하고 꾸짖으면서 발자취를 씻느니라』

★ 이 세상 모든 것은 끼리끼리입니다. 깡통은 깡통끼리 금은 금끼리. 맑은 마음은 맑은 기운을 불러들이고, 탁한 마음은 탁한 기운을 불러들입니다.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면 보살님들이 함께 하고, 마구니의 마음을 일으키면 마구니들이 몰려 옵니다.
내가 내 마음 다스리겠다고 발심하니 밝은 불보살의 기운이 정성 다해 호위해 줍니다. 이 보다 더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있을까요? ‘에라 모르겠다’ 내가 내 마음 포기하니 어두운 마구니의 기운이 유혹합니다. 이 보다 더한 설상가상(雪上加霜)이 어디 또 있을까요?
금상첨화와 설상가상. 이 엄청난 현실의 간극이 내가 일으킨 한 생각에서 비롯되니, 한 생각 일으킴을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어나는 마음 마음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결과를 두려워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원인을 조심합니다. 결과만 두려워하는 사람은 평소에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 과보를 받아야 할 때 비로소 후회하고 두려움에 떱니다. 그러나 미리 원인을 조심하는 사람은 오늘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내일 어떤 결과를 빚을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순간 순간 일어나는 마음을 지켜보고 다스리는 수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걱정하면 걱정할 일이 생기고, 남을 비방함이 내가 비방 받을 원인임을 철저히 안다면, 절대 스스로를 해치는 일을 하진 않겠지요.
  그러나 습관의 힘은 무서워서, 번연히 알면서도 자칫 방심하면 저절로 일어나는 생각, 저절로 열리는 입을 막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때때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제멋대로 일어나는 생각 생각을? 겁 없이 불쑥 불쑥 내뱉는 말 말을?
  도리 없습니다. 오직 ‘믿음’과 ‘연습’이 있을 뿐! 습관의 힘보다 더 위력 있는 잠재된 나의 진정한 힘, 주인공을 믿고, 거기에 놓고 놓고 또 놓는 부단한 연습이 있을 뿐입니다. 늘 새롭게 새롭게 발심하는 마음에 마구니란 절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제불보살의 광명이 언제 어디서나 나를 호위하며 내 수행과 삶을 둘 아니게 지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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