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이야기’ 공부 - 생쥐 마음 > 일요법회 똑! 똑! 똑!

『 옛날 히말라야 깊은 산 속에 한 스님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이 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데 어디선가 “찍찍”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 밑을 들춰보니 불쌍하게도 작은 생쥐 한 마리가 꽁꽁 얼어 웅크리고 있었다. 스님은 생쥐를 두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었다. 얼마 후 생쥐는 조금씩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은 생쥐는 스님과 함께 살게 됐다. 낮에는 비단 양탄자 위에서 즐겁게 놀았고 밤에는 스님이
해주시는 옛날 얘기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어느 날 스님은 생쥐가 시무룩해 있는 것을 보았다. 생쥐를 고민에 빠뜨린 것은 그 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였다. 생쥐는 고양이로 변하게 해달라고 스님에게 애원했고 스님은 마지못해 그 고민을 들어줬다. 그러나 고양이로 변한 생쥐는 방문을 나서자마자 큰 개와 마주치고는 다시 겁에 질려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이번에는 개가 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개로 변한 생쥐는 의기양양하게 마당으로 나섰다가 다시 호랑이를 마주치고는 스님 방으로 도망쳤다. 이번에는 호랑이가 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날 해가 질 무렵 호랑이 한 마리가 스님 방에서 나왔다. 호랑이로 변한 생쥐는 마당을 어슬렁거리다 저녁밥을 먹으로 부엌으로 들어가는 고양이와 마주쳤다. 고양이는 호랑이를 보자 기겁을 해서 지붕 위로 뛰어 올라갔다. 그러나 호랑이로 변한 생쥐는 고양이보다 더 겁에 질려 스님 방으로 달려와 숨었다.
스님은 그런 생쥐를 보고 크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네가 갖고 있는 생쥐의 마음이다. 겉모습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네가 아무리 고양이로 변하고, 개로 변하고, 호랑이로 변해도 너는 언제나 고양이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너는 생쥐의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 말이야”』

★ 이야기 속 생쥐. 죽어가는 걸 살려놨더니 원하는 게 참 많기도 합니다. 이거 되게 해달라, 저거 되게 해달라. 자비하신 큰스님의 가피로 생쥐 꼴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화려한 변신을 하는군요. 그러나 여전히 고양이를 보고 맥을 못 추는 생쥐의 ‘작은 마음’은 큰스님도 어쩌지 못하십니다. 누구의 몫일까요?
 ‘작은 생쥐와 큰스님’이라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한 토막입니다. 중생이라는 이름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생쥐 꼴은 싫어 바꾸고 싶어 애가 타지만, 생쥐 맘을 바꾸는 데는 별 흥미가 없습니다. 그 맘에서 그 꼴이 나왔는데, 꼴이 싫으면 맘부터 살펴야 하는 이치에 어둡습니다. 겉모습에만, 물질세계에만 너무 오래 연연하며 정신 팔고 살다 보니, 안을 바라볼 생각조차 못하는 것일까요? 내 마음부터 살피는 일에 그렇게 서툰 것일까요?
때때로 우린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부처님 앞에 엎드려 애원합니다. 너무 힘들어요, 벗어나게 해주세요, 안 아프게 해주세요, 이거 이루어지게 해주세요, 저거 갖고 싶어요… …  그 고민거리(번뇌)에 끝이 있을까요? 이것만 해결되면 더 바랄 것 없다던 소원 목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입니다.
번뇌를 끝없이 생산해내는 작은 마음. 별 것 아닌 것 붙들고 화내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생쥐의 마음. 어찌하면 다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홍서원의 첫번째가 ‘번뇌무진서원단’인데, 어찌 해야 끝없이 일어나는 번뇌를 다 끊을 수 있을까요?
작은 마음(중생심). 그것이 내 본래 마음이 아님을 아는 것입니다. 육신을 참나로 여기는 착각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본래 부처임을 아는 것입니다. 본래 ‘큰 마음’임을 믿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중생이라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흙탕물로 흙을 씻는 격입니다.
부처님과 인연을 맺었으니, 응당 부처님을 부러워해야 합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나도 내 부처를 인정하고 믿어야 합니다. 본래 부처인데, 때로 움츠러들고 때로 잘난 척 할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부처님이 부처라고 인정하시는데, 누구의 무슨 인정에 또 연연합니까.
오직, 오래도록 중생 노릇하며 물든 작은 마음의 습성만 빼내면 됩니다. 그래서 숨 들이쉬고 내쉬듯, 자기 부처 주인공에 관합니다. 주인공 당신만이 녹일 수 있어, 당신만이 이끌 수 있어, 당신만이 해결할 수 있어… …
 복이 많아 큰스님과 인연 맺은 생쥐. 큰스님의 보살핌 속에서 응당 큰 마음을 부러워해야 합니다. 그러노라면 큰스님을 닮아갈 것이고, 개 꼴 호랑이 꼴의 차원을 넘어서 ‘큰 마음’의 소유자로 다시 탄생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